Skip to main content
휴먼오브점프

서로 친구가 되어간다는 것 : Cebu JUMP School 제닐린 인터뷰

By 2024년 4월 23일No Comments

Inside Jump, 점프의 진심담은 이야기, 사람을 만납니다.

 


 

 

 

한국 점프에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습니다. 필리핀 세부의 가나안(GANAAN) 국제학교 운영 매니저 제닐린입니다. 좋아하는 한국 가수 아이유와 동갑내기인 나이 서른 살, 그녀의 생애 첫번째 해외여행이었습니다.
제닐린은 올해부터 시작한 ‘Cebu JUMP School’ 사업의 전담 매니저입니다. 현재 가나안 어린이집, 파그라움(PAGLAUM) 센터, 수바바스바스(SUBABASBAS) 마을 초중고등학생 109명을 대상으로 장학샘 22명, 사회인 멘토(코칭 교사) 7명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3월 22일~4월 7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제닐린은 장학샘 모집, 발대식 참관, 다문화 가족 센터 방문 등 점프를 알아가는 2주간의 촘촘한 일정을 보냈습니다. 벚꽃이 물든 4월 3일, 송정동 커뮤니티 하우스에서 제닐린을 만나 오래 본 친구처럼 수다를 떨었습니다.

** 제닐린은 일부 한국말은 알아듣지만, 표현은 아직 잘 못합니다. 인터뷰에는 제닐린과 친분이 있는 전 점프 매니저 유리님이 통역을 겸해 동석했습니다. 제닐린과 동갑이고, ‘Cebu JUMP School’ 사업 발굴(코이카 에듀콥스)을 통해 먼저 친해졌습니다.

Heart to Heart 서로의 진심을 담아

송정동 커뮤니티 하우스(줄여서, 송커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점프 커뮤니티 거점으로 마련한 공간인데, 1층은 성수동 커피 씬에서 유명한 카페 로우키가 입점했고, 2층은 사무실 겸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봄날엔 옥상 루프탑도 낭만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점프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거죠? 정말 매력적인 장소네요. 특히, 마음과 마음으로(Heart to Heart)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느껴져서 정말 좋은 공간 같습니다.

 

 

방금 ‘Heart to Heart’란 단어를 쓰셨는데, 한국어로 그 단어를 전하려니 어색한 것도 같습니다. Heart to Heart란 표현을 쓸 때, 제닐린의 표정과 톤을 같이 봤으면 그 진심 어린 표현이 더 잘 전달될 수 있을 텐데요. 마음과 마음으로, 혹은 서로 진심으로, 라고 전달할게요. 제닐린에겐 이런 따뜻한 문장이 일상에서 자주 쓰는 표현인가요?
그렇진 않아요. 일상에서 자주 쓰지는 않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에게 쓸 수 있는 표현이겠죠. 점프 분들을 처음 만나고 저를 반겨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구나, 생각했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긴장할 때가 있는데, 점프 친구들은 편하고 좋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올 초부터 ‘Cebu JUMP School’ 사업을 맡게 됐어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현재 가나안 어린이집 아이들 10명, 파그라움 센터 초중고등학생 40명, 수바바스바스 커뮤니티 어린이 59명이 멘티로 참여 중입니다. 장학샘은 22명이고, 멘토와 멘티 1:4 정도 비율로 구성됐습니다. 또 장학생 코칭 그룹으로 교사 7분이 사회엔 멘토로 참여 중입니다. 장학샘 중에는 센터 출신 대학생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학교(센터)는 어떤 곳들인가요?
가나안 어린이집은 부모 케어가 힘들거나 한부모 가정 아이들이 많습니다. 수바바스바스는 가나안 어린이집과 가나안 국제학교가 위치한 마을입니다. 파그라움(밀알복지재단 필리핀 지부에서 운영하는 장애인통합복지시설)은 시스템이 잘 갖춰진 기관 중 하나입니다.

 

 

현지에서 혼자 점프 사업을 진행 중인데, 어려운 점이나 고민은 없나요?
음, 제 고민의 하나는 아직 장학샘들과 친해지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아직은 서로 ‘벽’이 있는 것 같다고 할까요. 앞으로 천천히, 서로 잘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점프 장학샘은 대학생+선생님의 합성어인데요. 세부에서 장학샘은 어떻게 부르나요?
진심을 갖고 아이들을 가르치면 모두 ‘티처’(teacher 선생님)입니다.

 

 

장학샘을 선발하는 제닐린만의 기준이 있나요? 우리는 어떻게 좋은 선생님 혹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아,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이네요. 타인을 생각하는 헌신과 의지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지원자에게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 당신이 만난 아이가 아직 꿈을 못 찾았다면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고 이끌어줄 계획인가요? 그런데 그런 답변이 필요하지만, 일단은 아이들을 응원하겠다는 마음 자체가 고마운 일이라서요. 아이들을 이끄는 일이 중요하지만, 장학샘 자신도 좋은 어른으로 함께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제닐린의 근무지는 가나안 국제학교죠. 파그라움이나 다른 센터와는 어떻게 이동하나요?
파그라움까지는 도보로 이동하기엔 거리가 제법 있습니다. 아마 점프 본사(그리드 성수)에서 여기(송커하) 정도 거리라고 볼 수 있겠네요. 회사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합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 위험할 것 같아요.
네, 조금 그렇긴 합니다😊. 거리에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많거든요.

 

 

당신은 다음 세대를 위해 일하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부디 안전 운전 하시기를! 현지 점프 매니저 역할은 어떻게 맡게 된 건가요?
사실 현 직장인 가나안의 업무도 할 게 많습니다. 프로그램 관리부터 행사 지원까지,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하죠. 점프 사업을 맡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왔을 때, 다른 걸 떠나서 아이들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받아들였어요. 이 사업이 아이들에게 너무 좋은 기회였거든요. 여기 아이들은 항상 나에게 힘을 주고, 때로 나의 지친 삶에 동기부여를 건네는 감사한 존재입니다.

 

 

여기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라고 하셨는데, 기회라는 말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우리는 2년 넘게 코로나 팬데믹을 겪었잖아요. 아이들의 교육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온라인 수업 등으로 대응했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사회가 알아차릴 수 없는 공백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점프 프로젝트가 코로나 이후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의 기회이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사회적 관계맺기(소셜라이징 Socializing)에서 너무 소중한 연결고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문득 궁금합니다. 제닐린의 출신 학교나 전공이 아이들과 관련이 있나요?
저는 행정학 전공인데 집안 사정으로 대학을 수료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은 제 삶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없는 사정이라 조부모님과 생활했는데, 내 안의 결핍으로 아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아요. 또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제 삶 안에서 일하며 봉사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대학을 중단한 이유를 더 들어도 될까요?
삶에서 여러 선택지가 있다면, 그때 저는 공부를 포기하고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어요. 인생에 만약은 없지만, 공부를 계속했다면 사회복지사나 교육자가 됐을 것 같습니다. 가족을 생각하느냐, 내 공부가 우선이냐의 기로에서 가족을 챙기는 힘든 선택을 했습니다(이야기를 하던 잠시, 제닐린이 눈물을 보였습니다)

 

 

It’s A Beautiful Day 서로 친구가 된다는 것

한국 점프에서 보낸 일정은 어땠나요?
올해 점프 사업을 시작하고 3개월 정도 지났네요. 세부 프로젝트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점프 프로젝트는 처음 해보는 일이니까요. 아이들과 장학샘에게 더 좋은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점프가 일하는 현장을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저의 첫 해외여행이 한국이고 점프라는 점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한국 일정표를 보니 장학샘 선발 면접, 발대식 참석 등 여러 현장 행사가 빼곡하던데, 무리는 없었나요?
모든 게 ‘빨리 빨리’랄까요😄. 점프 분들 다들 고생 많으시고, 이동하는 걸음도 다들 빨라서 힘들었어요. 이렇게 바쁜 스케줄로 채워준 의헌님께 ‘Thanks for very busy’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다음번에 다른 손님이 오면 한국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좀 담아주세요^^

 

 

네, 그 말은 꼭 전하겠습니다. 바쁜 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면요.
모든 경험이 좋았어요. 제 경험을 세부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겠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점프 친구들을 알게 된 거죠. 제가 일하면서 힘들고 고민이 생길 때 같이 의논해줄 동료가 있어서 너무 힘이 납니다.

 

 

현지 세부에서 아이들을 챙기는 일에 종사한 지 7년째라고 했어요. 오늘 제닐린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일이니까, 지치거나 힘들 때가 있을 텐데요. 그럴 땐 어떻게 마음을 챙기나요?
조금 스트레스 받을 때는 악기를 연주하면서 달랩니다. 기타, 피아노 등 악기를 제법 잘 다루거든요. 스트레스가 높을 때는 드럼을 미친 듯이 두드립니다!!😆 정말 힘들고 지칠 때는 기도를 합니다. 제 지친 시간을 좋은 방향으로 인도해달라고 기도해요.

 

 

당신의 기도는 매번 응답을 해 주던가요?
Yes It is!(그럼요!) 지금 이 시간도 그렇잖아요. 점프 일을 시작할 때 처음이라 막막해서 제발 잘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점프가 일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기도를 했거든요. 막막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는데, 지금 제가 여기(점프) 있잖아요!

요즘 좋아하는 노래는 뭔가요?
한국 가수 아이유를 좋아합니다. 저랑 동갑이거든요.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Hello’(by Fred Engay)입니다.
*요즘 제닐린의 원픽은 필리핀 뮤지션 Fred Engay의 ‘Hello’라고 했다. 밝은 목소리에 담긴 노랫말 “Hello, It’s beautiful day! let’s make it worth”(안녕, 정말 아름다운 날이야, 우리 빛나는 날을 만들자)과 멜로디가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악기를 잘 다루는 제닐린의 연주 솜씨가 궁금해요. 언젠가 점프 친구들을 위해 공연을 부탁해도 되나요?
좋아, 좋아요!!(제닐린이 무척 밝은 표정으로 한국말로 답해 주었습니다)

 

 

필리핀 세부에 복귀하면 한국에서의 경험을 누구에게, 뭐라고 얘기해줄 건가요?
정말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줄 거예요. 가나안 국제학교는 매일 아침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얘기하는 조회 시간이 있습니다. 그때 모두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점프 친구들이 제게 건넨 환대와 긍정의 기운에 대해서요.

 

 

점프 친구들이 세부에 방문하면 어떤 걸 보여주고 싶나요?
점프 친구들 너무 바쁜 것 같았어요😂. 그래서 세부의 해변과 바다가 얼마나 예쁜지 보여주고 싶어요. 또 세부 전통 음식 레촌(Lechon 통돼지 바베큐)을 꼭 맛보게 할 거구요. 또 망고를 꼭 함께 먹고 싶어요. 또…

 

 

와 세부 망고라니. 요즘 한국은 워케이션이 유행이거든요. 점프 전체가 세부로 워케이션을 가자고, 제닐린이 추천한 예쁜 해변을 다 같이 보러 가자고 제안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세부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제닐린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필리핀 세부 파그라움 센터 장학샘들(밀알복지재단 황영희 세부 지부장 동행)이 점프를 방문했습니다. 파그라움 장학샘들은 점프 사무실 인근 서울숲에 들러 봄날의 벚꽃을 만났습니다. 이날 제닐린은 장학샘들에게 점프를 친절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Leave a Reply